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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온수관 전면 조사? “언 발에 오줌 누는 셈, 항구적 종합대책 세워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방송 : FM 94.5 (18:10~20:00)

방송일 : 20181212(수요일)

대담 : 송창영 한양대 방재안전공학과 교수, 이재식 목동 1단지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

 

목동 온수관 전면 조사? “언 발에 오줌 누는 셈, 항구적 종합대책 세워야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경기도 고양시에서 노후된 온수 수송관이 터진지 일주일 만에 서울 목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또다시 낡은 온수관이 터졌습니다. 연이어서 반복되는 온수관 사고 원인과 대책은 무엇일지 전문가 연결해보겠습니다.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이사장을 지낸 송창영 한양대 방재안전공학과 교수입니다. 교수님?

 

송창영 한양대 방재안전공학과 교수(이하 송창영)> , 안녕하세요. 송창영입니다.

 

이동형> 고양시에 이어 이번에는 목동에서 터졌는데요. 목동에서 터진 온수관은 33년 된 것이라고 하는데, 그러면 아파트 처음 지어질 때 매설된 겁니까?

 

송창영> 그렇죠. 우리나라, 특히 서울 같은 경우에 열 송수관 대부분이 언론에서 나온 바와 같이 1970년대, 1980년대에 만들어진 노후 도시 기반 시설로 이미 30, 40년 다 된 것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되었고요. 일반적으로 통상 온수관의 기대수명은 40년이지만, 주변 습도라든가, 접합부 등 여러 가지 환경에 따라서 조기에 파손될 수가 있습니다. 또한 사고 지역 인근은 보통 연약지반에 속하고, 또 최근 공사 등으로 매설된 온수관에 충격이 가해져서 파열될 수가 있습니다.

 

이동형> 결국은 온수관이 노후화되었기 때문에 터졌다, 이렇게 봐야겠네요?

 

송창영>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거든요. 일반적으로 온수관이 수 km 접합 없이 시공은 불가능할 것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까 온수관을 중간 중간에 용접이라든가, 볼팅이라든가, 접합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아무래도 용접 부위는 금속의 전위차 때문에 부식할 수밖에 없거든요. 또한 도심지에서는 공사로 인해서 수위가 많이 낮아질 것 아닙니까? 그런 것으로 인해서 최근에 도시에 싱크홀이 많이 발생하잖아요. 이런 싱크홀이 발생하면 관과 관 접합 부위에서 아무래도 응력이 집중되고, 접합에 결함이 생기다가 최근에 추웠잖아요. 그러니까 도시의 온수 수요가 높아지고, 온수의 수요가 높아지면, 수압을 높아주어야 먼 곳까지 온수가 갈 것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까 이런 접합 결함 부위에서 파괴가 되는 거죠. 쉽게 설명해서 우리가 풍선을 바람을 적게 분 상태에서 바늘을 갖다 대면 터지지 않지만, 풍선을 가득 분 상태에서 바늘을 갖다 대면 터지는 것처럼 수압이 적을 때는 문제가 안 되지만, 추워지고, 그리고 온수량이 높아지면, 수압이 높아지고, 그래서 문제가 생기는 거죠.

 

이동형> 지금 서울 에너지공사에서 낡은 온수관이 부식되면서 물이 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사고 원인이 어떻게 된 것인지는 조금 더 살펴봐야겠네요?

 

송창영> 그렇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종합적으로 분석해봐야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동형> 지난번 백석역에서 터진 온수관이 27년 됐다고 하고, 이번 온수관은 33년 됐다고 하는데, 지난번 백석역에서 온수관 터졌을 때 정부에서 전수조사를 한번 해보겠는 이야기를 했거든요? 일주일 만에 또 터졌단 말이죠? 그러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겠네요? 특히 노후관을 중심으로 해서요.

 

송창영> 그렇습니다. 그런데 전면 조사라고 하는 것이 엔지니어 대학에서 몸담고 있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지금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약간 의구심이 드는데요. 지금까지 온수관의 조사는 열화상 장비로 지상 온도를 확인한다든가, 육안으로 도로 등 지상 바닥의 균열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이루어졌거든요. 그러나 실제로 지하에 매설되어 있는 온수관을 정밀하게 진단하게 위해서는 온수관이 매설된 심도의 지반 정보뿐만 아니라 온수관의 매설 시기, 또 주요 누수의 원인인 접합부 등을 정확하게 확인해야 하잖아요? 이런 전면 조사 시 유지 관리 측면을 고려해서 주요 지점에 센서, 안전장치, 점검부 등을 설치해서 비상시 재난 대응역량을 강화하는 전면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동형> 그러면 지금 정부에서 얘기했던 전수조사는 실제로는 쉽지 않다는 말씀이네요?

 

송창영> 아무래도 그것은 조금 심하게 얘기하면 언 발에 오줌 누는 셈이고, 저는 항구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해야지, 겉만 점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동형> 또 언론 보도를 보면, 온수관 지하 매설이 어디에 어떤 것이 묻혔는지 제대로 된 지도도 없다고 하는데, 그 얘기는 맞습니까?

 

송창영> 굉장히 중요한 얘기를 하셨는데, 지금 지하시설물 관리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지하 매설물 측량에 대한 정확한 지하 시설물 지도가 우리나라에 부재한 상황이거든요. 지하 시설물에 대한 정보가 매우 빈약한 것이 현실이고, 그래서 지금도 땅속에는 쉽게 설명해서 수많은 관이 있지 않습니까? 온수관이나 가스관이나 전기, 통신, 이런 것들이 거미줄처럼 묻혀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시점이 왔다고 저는 봅니다.

 

이동형> 알겠습니다. 지난 백석역 온수관 파열 때는 사망자까지 나왔고, 이번은 아파트 단지에서 터졌기 때문에 아파트 주민들이 굉장히 불편을 호소했거든요.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 원인은 조금 더 조사해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이렇게 되면 매년 겨울마다 겪어야 한다, 이런 걱정도 드는데요. 이 지하시설물 안전 관리 근본 대책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송창영> 저는 제일 중요한 얘긴데요. 우리 지하 매설물뿐만 아니라 최근 각종 재난 사고가 많이 났잖아요? KT 통신구 화재라든가, 철도 탈선이라든가요. 우리는 이런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봅니다. 독일의 사회학자이자 재난 전문가인 울리히 벡은 현대 사회를 위험사회라고 규정했거든요. 특히 현대 사회가 아이러니컬하게도 고도화, 과학화, 도시화가 되면 될수록 그것에 비례해서 재난의 발생 빈도 역시 굉장히 많아지고, 또 그 양상이 복잡하게 되고, 그 피해는 대규모화된다고 했거든요. 그러니까 쉽게 설명해서 산업사회 이전의 우리는 먹고사는 것, 즉 생존이 주 관심사였다면, 현대 사회는 문명의 혜택은 받지만, 빈발하는 재난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되어 있는 불안사회라고 독일의 울리히 벡 선생은 얘기했거든요. 그래서 이와 같이 일상생활 중에 발생하는 지하 매설물 사고는 그 누구도 피할 수 없고, 누구도 안전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정부는 이런 재난에 국민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하고, 또 국민 스스로도 자신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도록 안전 의식을 고양해야겠습니다.

 

이동형> 혹시 30년 이상 된 온수관은 전면 새것으로 교체하고, 이렇게 할 수는 없나요?

 

송창영> 그것은 침소봉대한 것 같고요. 40년 이상 되어도 굉장히 건전한 배관이 많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너무 그렇게 하면 안 될 것 같고요. 점검을 제대로 해서 교체할 부분만 교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동형> 하나만 더 여쭙겠습니다. 아까 교수님 말씀처럼 KT 통신구 화재 때 보니까 통신이라든가, 방금 우리가 말한 온수, 가스, 전기, 이런 것이 다 지하로 매설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이게 얽히고, 설키고 되어 있으면 하나의 사고로 연이어서 다른 사고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습니까?

 

송창영> 도미노 현상처럼 이것을 불확실성에 기인한 특수한 재난, 복합 재난이라고 저희들은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거든요? 특히나 이 지하 시설물 재난은 방금 말씀해주신 것처럼 굉장히 복잡하고, 우리 KT 화재 같은 경우에 주변 병원도 올 스톱됐죠, 은행도 올 스톱됐죠, 모든 것이 올 스톱되지 않았습니까? 저희들은 이런 불확실성의 사회에 살고 있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동형>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송창영>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