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군중피난 사고는 지리적인 특성과 맞물려있다는 점에서 지리적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 매뉴얼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번 참사도 도로 폭이 더 넓었거나 경사가 없었으면 대형 사고로는 연결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전에 지역에 대한 위험요소들을 분석해 거기에 맞는 매뉴얼을 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창영 광주대 건축공학과 교수도 실효성 있는 매뉴얼 제작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지자체가 그동안 만들어둔 매뉴얼은 재난안전의 경험이 없는 공무원들이 만들었거나 다른 지자체에 있는 매뉴얼을 그대로 가져오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몰리는 인파의 수, 위험 예측 지역, 상황마다 소방·경찰·지자체 등 각 부처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나눠야 한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때 경찰 병력 배치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김 교수는 “이번 참사의 가장 큰 원인은 예상하지 못했던 많은 인파의 운집이지만 사전에 예측할 수 없다고 할지라도 사람이 과하게 많다는 신고가 접수된 시점부터 경찰력이나 소방력을 동원해 인파의 흐름만 잡아줬더라면 이렇게까지 심각한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시민들의 교육 필요성도 제기된다. 군중피난 특징 중의 하나가 ‘익명성’이라는 점에서 다수에 밀려서 피난을 할 때 내 의지대로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속도로 피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일반 대중은 사고 현장에서 본인의 입장에서만 생각할 수 밖에 없어 ‘밀어 밀어’, ‘올라가 올라가’의 말만을 반복할 수 밖에 없어 사고가 커진다는 설명이다.
특히 위급한 상황에서 누군가가 시민들의 행동을 제지할 경우 익명성으로 인한 무질서로 통제가 되지 않는만큼 사전에 광역 피난에 대한 재난 안전교육이 필수라는 것이다.
송교수는 “지자체의 전문성 부족과 시민들의 안전의식 부족이 합쳐진 참사”라면서 “시민들의 안전의식 교육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이번 참사와 같은 상황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지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송 교수는 “휘말릴 수 밖에 없다면 현장에서 가장 빨리 벗어나는 것이 좋다”면서 “대피조차 불가능 하다면 흉부가 압박받지 않도록 팔을 모아 공간을 만들어주고, 최대한 옆으로 돌아 누워 뒤에서 미는 압박보다 옆에서 받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광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