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3일 이후 청주지역에 500㎜가 넘는 집중호우 발생, 7월15일 오전 8시40분 경 충북도 청주시 오송읍 미호천교 부근 임시제방이 붕괴돼 미호강 물이 월류했고 범람된 물은 인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로 급속히 유입됐다. 

제방 붕괴와 범람, 교통통제 실패 등 재난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지하차도를 지나던 17대의 차량 수몰로 1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8월2일 현재 감찰과 수사 등 책임 규명이 본격화 중이다. 

세이프투데이는 8월2일 행정안전부 초대 국립방재연구원 원장 출신인 정상만 재단법인 한국재난안전기술원(이하 기술원) 원장을 기술원 원장실에서 만나 반복되는 침수 참사 대책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주>






◆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와 관련해 여러 가지 문제점과 대응 방안에 대해 정상만 원장님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또 기술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재난안전 관련 교육에 관해서도 이야기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이번 참사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실을 보면 정말 믿기 어렵습니다.  24명이나 된 사상자는 너무나도 큰 비극입니다.

◆ 최근 매년 장마마다 침수 참사가 반복되고 있다는데, 이에 대한 대응과 교훈은 어떤 점이 있는지요?

= 지켜보면서 느낀 점인데요, 이런 침수 참사들로부터 얻은 교훈과 학습이 적절히 반영되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2020년의 부산시 초량 지하차도 사건이나 작년의 경북 포항 지하 주차장 사건처럼 비슷한 사고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당국은 대책 마련을 약속하고 있지만 올해도 유사한 침수 참사가 발생하며 사망자 수가 늘어난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 왜 이런 반복적인 사고에 대한 대응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 같나요?

= 원인은 다양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재난관리시스템의 작동이 미흡한 것이 큰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사고들에 대해 교훈을 근거로 철저한 대응을 취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러한 노력이 충분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이런 침수 참사를 막기 위해 대응 방안은 무엇일까요?

= 폭우와 홍수 경보 발령 시 지하차도의 차량 진입을 차단하는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자동차단 시스템을 우선적으로 만들어 참사가 발생하기 전에 조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기술적 대응 외에도 더욱 효과적인 재난관리시스템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대한 부실한 대응 지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입장은 어떠신가요?

= 오송 참사는 막을 수 있었던 가능성이 큽니다. 제방 붕괴와 침수위험 경고에 대해서는 제대로 대응했다면 참사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송 참사의 부실한 대응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었습니다. 먼저, 제방 붕괴 후 미호강 물이 궁평2지하차도를 침수하게 된데, 이와 관련한 책임을 맡은 해당 기관은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청주시와 관련된 기관들은 침수위험 등에 대한 정보를 충북도에 전달하지 않았으며, 도로통제 권한이 있는 충북도도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경찰은 지난 7월15일 오전에 침수위험에 대한 112신고를 2건 받았지만 출동하지 않았다는 추정도 있습니다.

미호강 둑이 터지기 1시간 40분 전에도 굴삭기 작업 없이 인부 6명이 삽으로만 보수공사를 하고 있는 수준의 대응이 있었습니다. 이는 대응 미비로 인해 침수 참사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 많은 부실한 대응 부분이 있군요. 이런 참사를 예방하는 데에는 어떤 접근이 필요할까요?

= 지하차도 침수로 인한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몇 가지 대응 방안이 필요합니다. 먼저, 폭우와 홍수 경보가 발령되면 지하차도의 차량 진입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차량이 침수되는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또 자동차단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대응 방안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 경우 경찰이나 지방정부에서 차량 통제를 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대응 방안들이 신속하게 시행돼야 합니다.


◆ 기후변화로 인해 폭우가 더 자주 많이 양으로 발생하고 있는데요.

= 우리는 기후변화로 인해 수십년에 한 번씩 찾아오던 폭우가 이제는 일상화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이에 대한 대응과 적응 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합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 위험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의 대응과 적응이 너무 느리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 도시의 침수 가능성이 있는 지하시설물에 대한 침수대비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 도시의 침수 가능성이 있는 지하시설물에 대해서는 몇 가지 대비 방안이 필요합니다. 도시화로 인해 인구가 도시에 집중되고 지하시설을 활용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침수 취약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먼저, 침수 가능성이 있는 지하시설물에 대해서는 치밀한 침수대비 사전조치가 필요합니다. 궁평2지하차도 침수 참사의 경우에도 제방 보강과 홍수경보 발령 시 자하차도 통행을 막는 대응이 시행됐다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기상예측 범위를 넘어서는 폭우가 짧은 시간에 집중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침수 가능성이 있는 지하시설물에 대한 대응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는 4대강 사업 등과 같은 치수 인프라 활용 입장도 고개를 드는 것 같습니다. 

= 우리나라는 4대강 사업 등으로 치수 인프라가 개선돼 과거보다는 태풍과 호우 피해가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도시의 지하시설물과 지류 하천 정비의 미흡으로 인해 침수로 인한 피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침수대비 설계와 폄프시설의 지상화, 배전시설의 지상화 등의 침수방지 시설 설비를 보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4대강 사업 찬반이 지류‧지천 정비 사업 계획을 중단시킨 상황에서는 지류‧지천 정비가 시급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류와 지천을 적절히 정비함으로써 침수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우리나라 풍수해 대책 기술 현황과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평가하시는지요?

= 우리나라 풍수해 대책 기술 현황과 수준에 대해서 몇 가지 사안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풍수해 사고 발생 시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과 현장에서의 작동은 매우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잘 이행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지방정부의 방재 역량 강화도 시급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와 도시화, 복합재난의 증가로 우리나라는 다양하고 대형화된 재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 수준을 더 높여야 하며, 또한 이러한 기술을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해야 합니다.


◆ 재난안전관리 4단계인 예방, 대비, 대응, 복구 영역에서 사전 대비와 사후 수습에 문제점은 없는지요?

= 우리나라 법과 제도가 주로 사후 수습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예방과 대비가 중요한데도 사전 대비보다는 사후 수습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 차이가 우리나라의 재난관리 수준을 미흡하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태풍 내습 시 미국은 사전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사전 대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태풍이 끝나고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인식 차이로 인해 예방, 대비가 잘 이뤄지지 않고 대응, 복구만 강조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 기술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재난안전 교육에 대해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 기술원에서는 행정안전부에서 지정받은 재난안전 분야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재난안전 담당자들이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교육입니다. 재난안전 분야가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업무담당자들의 의식변화가 우선돼야 합니다. 

기술원 설립자인 송창영 이사장님과 저, 그리고 전문 교수님들이 주축이 돼 안전의식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국 각지의 기관들에서 저희 기술원의 교육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안전의식이 작동하게 된다면 밑바탕에서 시작하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제 인터뷰 마지막으로 세이프투데이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로 인해 사망하신 분들과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가와 국민이 함께 노력해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예방과 대비에 집중해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대응체계를 구축해야만 우리 모두가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세이프투데이(http://www.safetoday.kr)


#송창영(Song, Changyoung) #한국안전원 #한국재난안전기술원 #기업재난관리사 #기업재난관리사교육

#재난안전종사자 #재난안전종사자교육 #재난안전분야 전문교육 #어린이놀이시설안전관리자

#어린이놀이시설안전관리자교육 #어린이놀이시설안전관리자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