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을 앞두고 구제역 매몰지의 침출수 유출이 염려되는 가운데 경기도 내 침출수 추출량이 애초 추정치의 10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 추세이던 추출량은 이달 들어 다시 증가, 호우피해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21일 도에 따르면 구제역(2천201곳)과 AI(74곳) 매몰지는 19개 시.군에 모두 2천275곳으로, 매몰된 소는 6만7천835마리, 돼지는 166만4천669마리다.
도는 당초 어미소 100마리당 3t, 어미돼지 1천마리당 4t으로 계산해 침출수가 7천600여t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지난 17일 현재 도내 구제역 매몰지에서 추출된 침출수는 추정치의 10%에 불과한 769t에 그쳤다. AI 매몰지에서는 침출수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도는 전했다.
지난 2월 21일 추출작업을 시작한 가운데 월별 침출수 추출량은 2월 17t, 3월 435t, 4월 117t, 5월 102t 등이다.
3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추출량은 이달 들어 17일 동안 98t에 달해 5월 전체 추출량에 육박했다.
또 지역별 편차도 많아 매몰지가 가장 많은 이천시(396곳)의 경우 316t으로 매몰지별로 평균 0.8t 추출됐지만 파주시의 경우 237곳에서 27.0t이 나오는 데 그쳐 평균 0.1t이 추출됐다.
도 매몰지사후관리팀 관계자는 "침출수 추정치는 미국 농무부 자료를 토대로 한 것인데 국내 사정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날씨가 더워지며 이달부터 매몰된 가축의 부패 진행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매뉴얼보다 복토를 많이 한 매몰지에서는 침출수가 덜 나오는 것으로 보이고 바닥면적이 상대적으로 넓은 소 매몰지에서는 돼지보다 침출수가 적게 추출돼 지역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천시 매몰지사후관리팀 관계자는 "유공관 보강공사 등을 위해 업체에서 매몰지를 파 본 결과 매몰시기가 비슷하더라도 가축의 부패정도가 큰 차이를 나타냈다"며 "황토로 복토한 매몰지에서는 부패가 잘 이뤄지지 않는 등 토양별로 부패속도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도 매몰지사후관리팀은 당초 침출수 추출작업에 2~3개월 소요될 것으로 봤으나 현재 추이로 미뤄 올 가을은 지나야 종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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