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부산간 고속국도 확장공사 구간인 경남 김해시 불암동 터널공사 현장에서 유출된 폐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폐기물이 쏟아져 나왔다.
김해시 불암동 양장골 터널공사 대책위원회는 지난 14일부터 터널공사 현장에서 시공업체인 KCC가 수십t으로 추정되는 폐유를 퍼내는 과정에서 건설 폐자재 등의 폐기물이 대량으로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폐기물이 쏟아져 나온 곳은 과거 주유소 지하 탱크가 위치했던 곳으로 깊이 3.5m, 가로 3m, 세로 6m 크기의 거대한 구덩이 3개다.
김용복 주민대책위원장은 "주민들이 공사업체의 폐유 유출 사실을 확인해 항의하고 시에 신고하지 않았더라면 폐유와 폐기물은 영원히 이곳에 묻혀 토양 및 지하수를 오염시켰을 것"이라며 "철저하게 원인을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공사인 KCC측은 일단 구덩이 속에 든 10여t의 물과 섞인 폐유를 뽑아내 임시 저장탱크에 보관 중이다.
또 굴착기를 동원해 구덩이 속의 각종 폐기물 등을 파낸 뒤 적정한 처리를 하기 위해 임시 폐기물 야적장으로 옮겼다.
시공사측은 "폐유는 지표면에서 1.5m 아래까지만 확인됐고 그 아래에서는 더 이상 기름이 없었다"며 "구덩이 속에서 파낸 각종 폐자재는 비용이 들더라도 적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시공사측이 상당수의 폐유를 인근 하수구를 통해 서낙동강에 흘려 보낸 것으로 파악하고 수질검사 결과에 따라 사법기관에 고발할 방침이다.
시는 또 폐유 유출에 따른 지하수 및 토양 오염 가능성도 있어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검사에 들어갔다.
시 관계자는 "오염된 토양에 대해서는 전량 퍼내 적정하게 처리토록 하고 지하수 오염시에는 폐공처리한 뒤 상수도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행사인 한국도로공사측은 "폐유 유출 원인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함께 오염된 지하수와 토양, 폐기물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처리해 주민불안을 해소하고 보상협의도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현장 인근 156가구, 1천여명의 주민들은 공사장과의 이격거리가 짧게는 10.4m에 불과해 분진과 소음, 지하수 고갈에 시달리고 있다며 그동안의 고통을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가뜩이나 마을 바로 앞이 도로변으로 차량과 경전철이 오가고 그 위로는 20여m가 넘는 고속국도 교각과 터널이 건설돼 24시간 차량이 통과하는 마을이 있을 수 있느냐"며 "적정한 보상과 이주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가 사업비 1천여억원을 들여 2009년 2월 착공한 이곳 공사구간은 총연장 5.07㎞에 터널 2개소, 교량 등이 2013년 연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중이며 현재 33%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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