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동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미시시피강의 홍수 피해가 급증하는 가운데 뉴올리언스 등 하류 인구 및 산업 밀집지역의 침수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14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배수로 수문을 개방하는 등 다양한 대책이 시행되고 있다.
집중 호우 등으로 강물이 불어난 미시시피강 하류 지역의 경우 이날 오후 아칸소주 헬레나 주변의 수위가 범람수위보다 3.7m 높은 56.4피트(17.1m)를 기록했다.
또 최남단 뉴올리언스 지역은 이날 오후 범람수위를 넘어 16.8피트(5.1m)에 이른데 이어 23일께 19.5피트(5.9m)로 최고 수위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 육군 공병대는 계속되는 미시시피강의 수위 상승으로 인구가 밀집한 루이지애나주 주도인 배턴루지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초토화됐던 뉴올리언스에서 대규모 침수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모간자 배수로의 수문을 열어 물줄기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모간자 배수로는 지난 1927년 대홍수 이후 건설된 것으로, 이번 수문 개방은 38년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배수로를 개방하지 않으면 미시시피강이 범람해 200만명 이상의 인구가 밀집한 배턴루지와 뉴올리언스 그리고 인근의 11개 정유시설 등 각종 산업시설에 대규모 침수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배수로를 개방해 물줄기를 남서쪽의 아차팔라야강 쪽으로 돌려 인구가 적은 모건시티와 후마시 그리고 농작물 경작지의 침수를 감수하려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육군공병대 뉴올리언스 지구대장인 에드 플레밍 대령은 "오늘 모간자 배수로의 수문을 하나 개방했지만 15일에도 추가로 1-2개 수문을 여는 등 앞으로 강 수위를 봐가면서 추가로 수문을 열 방침"이라고 말했다.
루이지애나 주정부는 모간자 배수로 수문 개방으로 300만 에이커(1만2천㎢)의 경작지가 침수되고, 세인트 마틴 패리쉬(지방행정단위) 등 7개 패리쉬의 2만5천여명의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병대는 또 뉴올리언스의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보닛 카레 배수로'의 52개 방죽을 추가로 개방해 물줄기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도 했다.
미 공병대는 앞서 이달 초에도 미시시피강 상류지역인 일리노이주의 인구 밀집지역인 카이로시의 보호를 위해 강둑의 제방을 폭파시켜 미주리주 농경지대로 물을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피해의 최소화를 시도한 바 있다.
현재 남동부 지역에는 테네시주와 미시시피주의 14개 카운티 지역이 연방 재해구역으로 선포된 가운데 루이지애나 주정부는 현재 700명의 주방위군을 동원해 주요 지역에 모래포대 쌓기 작업을 계속 중이다.
재난 전문가들은 이번 홍수가 미시시피강 상류인 일리노이주 카이로에서부터 하류의 멕시코만에 이르는 635마일(약 1천22㎞) 지역, 63개 카운티의 400만명의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시시피강 하류 델타지역에서는 지난 1927년 대홍수로 6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6억2천400만달러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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