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 서부지방에서 지난 15일부터 대규모 산불이 발생해 한주간 100만 에이커(40만4천㏊)를 불태우고, 소방관 2명이 숨지는 등 많은 피해를 내면서 확산되고 있다.
대규모 산불은 지난 15일 포트 워스에서 서쪽으로 110㎞ 떨어진 폭섬 킹덤 레이크에서 발생해 150여채의 주택과 교회건물을 태우고 확산되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메마른 날씨로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텍사스 소방당국은 포스 워스에서 서쪽으로 80㎞ 떨어진 팔로 핀토 지역으로 산불이 접근해옴에 따라 400여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으며, 카운티내 교소도에 수감된 재소자들도 다른 시설로 대피시켰다.
텍사스에서는 작년 11월15일 산불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산림국은 지난 1월1일 부터 텍사스주에서는 모두 800여건의 산불화재에 대응했으며, 이로인해 140만 에이커에 걸쳐 5천여개의 구조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작년 12월21일 이후 주 전체 254개 카운티 가운데 252개 카운티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정도로 산불은 주 전체에서 발생하고 있고, 이에 따라 지출된 진화비용도 2천만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작년 11월15일 이후 산불로 전소된 주택 373채 가운데 244채의 주택은 지난 한달새 피해를 입은 것이다.
주정부는 지난 6일에도 또 다른 대규모 산불이 발생함에 따라 매일 헬기 등을 통해 수천갤런의 발화 지연제를 투하하고 있으며, 30여개 이상의 다른 주에서 온 수천명의 소방관들의 지원까지 받으며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규모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은 텍사스 주 전역이 가뭄으로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습도는 낮고, 시속 100㎞ 가까운 강풍까지 불어 산불이 발생하기에 적합한 환경조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 지역은 올해들어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지난 1915년 주 산림국이 강우량을 측정한 이래 최악의 가뭄으로 기록되고 있다. 특히 서부지방은 연간 15인치(38㎝)의 강우량을 보이지만 지난 6개월동안 0.13인치(0.3㎝)의 비만 내렸을 뿐이다.
텍사스 산림국의 산불 전문가인 다렐 슐테씨는 "하루에 0.5인치 정도의 비가 2-3일간 계속 내리지 않으면 산불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악의 경우 6월까지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작년 여름에 평균 보다 많은 강수량을 보여 관목과 숲이 크게 자란 가운데 올 봄에 가뭄이 계속되면서 역설적으로 산불발생에 적합한 조건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15일 이스트랜드 카운티에서 진화작업을 벌이던 소방관 한명이 사망한데 이어 9일 두마스 남쪽에서 진화작업을 벌이다 화상을 입어 입원중이던 소방관 엘리아스 자쿠에즈(49)씨가 20일 숨지는 등 소방관 2명이 숨졌다.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지난 주말 백악관에 주에서 발생하고 있는 산불사태를 주요 재난으로 선포해 연방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휴스턴주재 한국 총영사관의 손영우 영사는 2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총영사관은 한인들 피해여부를 계속 확인하고 있지만 산불 발생지역이 한인들이 밀집해 살고 있는 지역이 아니어서 다행히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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