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송> 어제 오후 광주 동구 학동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무너지면서 17명의 사상자가 나오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건물 잔해가 시내버스와 승용차를 덮쳐 탑승객들이 매몰된 건데요. 무너진 건물의 철거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 광주대학교 건축학부 송창영 교수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송창영> 네, 안녕하십니까.

◇김희송> 많은 분들이 사고 현장을 담은 동영상을 보기는 했을 것 같습니다만, 다시 한번 사고 당시의 상황을 짚어주신다면요?

◆송창영> 어제 오후 4시 20분 정도 됐죠, 전체 철거를 하고 남은 건물인 지하 1층 지상 5층짜리 건물이 붕괴한 사고였습니다. 일반적인 철거 공법은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서 보통 02나 06짜리 크기의 작은 포클레인을 상층에 올려서 조금씩 조금씩 철거하는 방법인데, 이 현장 같은 경우는 3층 높이의 토사를 쌓고 010짜리 대형 포클레인을 이용해서 철거하다가 반대쪽 버스정류장 쪽으로 건물이 붕괴한 것입니다. 이번 같은 경우는 공사비도 절감하고 공사 기간도 단축하기 위해서 010짜리 대형 포클레인을 이용해서 작업하다가 인도와 차도 쪽으로 건물이 붕괴한 것 같습니다.


◇김희송> 저는 궁금한 게 철거 공사가 어려운 일인지, 그리고 건물이 이렇게 옆으로 무너지게 일반적인 일인지도 궁금합니다?

◆송창영> 일단 첫 번째는 철거 작업은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입니다. 왜냐하면 노후한 건축물들이 대체로 도면도 없고요, 그다음에 노후화 메커니즘이 굉장히 어렵거든요. 왜냐하면 같은 철근이어도 철근의 부식 정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철거 작업을 하며 이런 것에 대해서 충분히 공부했어야 하고요. 두 번째는 수평적으로 붕괴를 하는 것은 굉장히 드문 경우입니다. 일반적으로 수직으로 철거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는데 이번 같은 경우는 안전불감증으로 사고가 난 것 같습니다.

◇김희송> 추후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더 철저하게 조사가 이뤄져야겠습니다만, 어떤 원인에 의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십니까?

◆송창영> 일단 안전하려면 공사 비용이 충분히 있어야 하고 공사 시간이 충분히 있어야 하는데 지금 같은 경우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측면에서 빨리 공사를 끝내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개인적으로 사고 난 시각도 우리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보통 철거가 오후 5시에 끝나거든요? 그런데 4시 20분 정도에 사고가 났기 때문에 '조금 서두르지 않았나?' 아니면 '안전에 대해서 마음이 느슨해지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됩니다.

◇김희송> 통상적으로 작업이 마무리될 시간인데 아직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서둘렀을 수도 있었다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궁금한 게 이런 해체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관련해서 계획서도 올라가고 감리도 있어야 할 것 같고, 그리고 관리 감독 기관의 역할들도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이런 부분들이 이 작업 현장에서는 잘 지켜졌을까요?

◆송창영> 조사를 해봐야 하겠지만 저희가 10층 이상이거나 옆 면적이 5,000㎡ 이상이면 건설기술진흥법에 의해서 안전관리계획서라는 것을 수립하거든요. 그 안전관리계획서에 철거하는 공법이라든가 순서라든가 이런 것들을 세세하게 보강 방법까지 저희가 해놓거든요. 그런데 이번 같은 경우는 5층 건물이기 때문에 그 정도의 안전관리계획서까지는 아니더라도 철거계획서 정도로 해서 관할 구청 공무원에 허가를 받아서 하는데, 문제는 그 철거계획서가 적법했는지를 관계 공무원이 크로스체크 할 수 있는 역량이 있었던 것인지가 궁금하고요. 또 적법하게 철거계획서가 됐다 하더라도 당초에 제가 상식적으로 철거계획서가 이렇게 버스정류장이 인접한 곳 반대편에 토사를 쌓아서 그 흙의 압력이 가해져서 건물이 도로로 붕괴하도록 철거계획서에 수립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의 적법성, 그리고 그렇게 시공됐는지에 대해서 체크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희송> 좀 상식적이지 않다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송창영> 네.

◇김희송> 그렇게 계획이 잡혔다고 해도 감리라는 제도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현장을 관리·감독하고 또 인허가관청이 나아가서 이것이 계획서상에서 이뤄지고 있는지도 점검해봐야 하는 것 아니었을까요?

◆송창영> 저는 방송에서 수차례 '안전불감증' '안전불감증' 이라 하는데요. 철거, 해체가 쉽지 않습니다. 왜냐면 설계 도면도 없고, 또 부식의 정도도 다 다르므로 파괴 메커니즘이 굉장히 어렵거든요. 복잡하고 다양한데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희송> 그리고 또 한 가지 이해가 안 되는 것이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바로 근처에 버스정류장이 있었습니다. 그럼 차량 통제가 이뤄졌어야 했을 것 같은데요. 이런 부분들은 철거계획서에 들어가지 않는 겁니까?

◆송창영> 철거계획서에 있는지는 제가 확인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다만 재난관리라고 하는 것은 불확실성과 싸움이고, 그러한 개연성이 있든지 없든지 그런 불확실성도 재난관리 범주에 넣으라고 대학에서도 강의하고 있거든요. 그러니 철거계획서대로 철거하면 문제가 없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바로 옆에 인도가 있고 버스정류장이 있기 때문에 혹여나 0.0001%라도 그런 가능성이 있다면 당연히 버스정류장을 임시 정류장으로 다른 도로에 옮기고 또 그곳을 통제하든가 해야 했는데 그런 안전불감증이 상당히 심각했던 것 같습니다.

◇김희송> 그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고, 또 하나는 가림막이 있었습니다. 가림막이 있었는데 무너지는 장면을 보면 가림막이 아무런 안전 조치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데요. 이런 가림막, 왜 설치하는 겁니까?

◆송창영> 자꾸 언론에서도 가림막이 역할을 못 했다고 하는데 가림막 자체는 비산 먼지를 차단해주는 것이지 구조물이 붕괴와 관련된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김희송> 그러면 이번 사건에 대한 여러 원인 조사가 이뤄질 것 같습니다만 안전 조치에 대한 후속 조치, 어떤 부분들이 먼저 검토돼야 할까요?

◆송창영> 일단 해체, 철거에 대한 안전법이 지금 최고 상위법인 '건설기술진흥법'이라든가 '시특법'이라든가 '건축물관리법'에 들어가 있는데 이런 것들을 보완할 필요가 있겠고요. 또 지자체마다 조례가 다 다르거든요. 서울시, 경기도, 광주시가 다 다르기 때문에 해체에 대한 구조적 메커니즘의 한계를 충분히 고려해서 매뉴얼을 정비해야 할 것 같고요. 또한 무엇보다도 안전 문화가 정착이 돼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법과 매뉴얼이 잘 만들어진다고 해도 우리가 그것을 잘 따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지 않습니까? 원래 안전한 사회가 되려면 안전한 문화가 정착돼야 하고, 안전한 문화가 정착되려면 건전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 건전할 것들을 답습시켜줘야 하는데 우리는 끊임없이 기성세대가 잘못된 것을 가르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서로 반성해야 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김희송> 특히 광주 전역에서 재개발 재건축이 붐이기 때문에 이런 해체 공사가 여기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죠. 지난 4월 4일에는 계림동에서 주택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했고 2분이 안타깝게 사망을 하셨는데요. 그렇기에 이런 일들이 학동에서만 끝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우리들이 이런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송창영> 이것은 우리 광주만의 비단 문제가 아니고 국가 문제이고, 전 세계적인 문제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럽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구도심의 공동화 현상이 많이 발생하고 있고 노후시설물을 어떻게 철거하고 리모델링하고 다시 리사이클링할 것인가가 우리 건축공학에서 핫이슈거든요. 그러면 기존 노후 건축물들이 쓰나미처럼 밀려온다면 그것을 어떻게 안전하게 제도화하고 우리가 안전을 도모할 것인가를 충분히 논의해야 할 것 같고요. 재난 안전은 선제적인 행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교육, 인권, 복지, 노동환경 그 어떤 행정보다도 안전이 우선시돼야 하고 이런 안전에 대해서 우리 지자체라든가 중앙정부에서 어떤 제도 마련이라든가, 예산이라든가, 행정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데 아직도 말로만 재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복지나 다른 예산 편성에서 항상 재난 안전은 전방에 있거든요. 이런 것에 대해서 우리가 한번 고민해봐야 할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김희송>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송창영> 고맙습니다.

◇김희송> 지금까지 광주대학교 건축학부 송창영 교수와 이야기했습니다.




출처 : <노컷뉴스> https://www.nocutnews.co.kr/news/5569036

■ 방송 : [CBS매거진] 광주 표준FM 103.1MHz (17:05~18:00)
■ 제작 : 김지희 PD, 구성 : 윤다조 작가
■ 진행 : 김희송 5.18연구교수
■ 방송 일자 : 6월 10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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