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건축공학과 재난안전을 연구하는 공학자로서 여론의 질타와 뭇매를 각오하고 객관적 시각으로 광주시 화정동 아이파크 해체공사에 대한 소견을 밝힌다.


화정동 아이파크는 지하 4층에서 지상 24층~39층 높이의 준초고층 아파트 8개 동으로 계획됐으며, 2022년 1월11일 오후 201동 공사 도중 23층~38층 벽체 및 바닥이 하중을 버티지 못해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나머지 7개 동의 시공은 마무리 단계에 있었고, 벽체 및 바닥은 양생 작업이 끝난 상태였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번의 연속된 사고와 입주예정자 및 여론의 분위기로 인해 붕괴가 발생하지 않은 7개 동을 포함한 모든 건축물에 대해 해체 후 재시공 방침을 밝혔다.


그리고 2023년 4월6일 HDC현대산업개발은 화정동 아이파크 해체공사 돌입을 발표했으며 이를 위해 관계기관의 인허가 및 공사중지 해제 등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본격적인 해체 작업 전에 시스템 비계, RCS(Rail Climbing System), 타워크레인, 호이스트 카 등 시설의 설치시간을 가진 뒤 6월 중순부터 2025년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약 2년간 철거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문제는 벽체 및 바닥 시공이 완료된 7개 건축물에 대해 어떠한 안전진단 및 구조 점검 없이 해체만을 위해 일방향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붕괴가 발생한 201동은 심도 있는 안전진단과 분석을 통해 해체 후 재시공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불안하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시공된 나머지 건축물도 해체하겠다는 것은 시간·경제·환경적 문제점이 야기될 수 있어서 공학자로서 몇가지 우려를 제기한다.


첫 번째, HDC현대산업개발은 공정 단축을 위해 부실공사를 한 끝에 붕괴 사고를 냈다. 책임지고 모든 건축물을 재시공하기로 했지만, 해체계획 상 최대한 빠르게 마감하려는 철거공법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둘러 지으려다 붕괴가 발생했는데, 또 서두름에 초점을 두고 '2년 안에 해체하겠다'는 계획에는 안전이라는 인식이 배제된 건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다.


두 번째, 나머지 7개 동 건물의 구조·상태에 대한 안전진단 등 어떠한 근거도 없이 '8개 건축물 중 1개에서 붕괴가 일어났으니, 다른 건축물도 붕괴한다'라는 확정적 논리는 성립될 수 없다. 즉 '붕괴 우려가 있다'는 예측적 논리에 기반, 7개 동 건물의 구조적 상태를 안전진단하고 분석해야 한다. 구조적 안전진단과 분석이 진행된다면 전면 해체가 아닌 일부 해체의 결과를 얻을 수도 있고, 2년이라는 해체공사 일정도 획기적으로 단축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해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건설폐기물 발생으로 인한 경제·환경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2년 동안 공사소음과 비산먼지 속에서 힘겹게 생계를 꾸려왔던 인근 상인들은 다시 인내의 시간을 감내해야 한다. 전면철거와 재시공에 소요되는 4년이 상인들에겐 트라우마와 공포로 돌아올 수 있다. 때 늦은 감이 있지만 화정동 아이파크의 해체공사 추진에 있어, 광주시와 HDC현대산업개발은 위 문제점들에 대해 다시 심사숙고하길 바란다.


우선, 광주시나 서구청 주관으로 나머지 7개 동에 대한 안전진단 결과를 토대로 건축구조 공학적으로 해체 범위를 결정해야 한다. 또 일정이 아닌 안전에 초점을 두고 해체공사를 진행해 붕괴사고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HDC현대산업개발과 입주예정자 그리고 주변 상가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등 온 국민이 끝까지 관심을 가지고 매의 눈으로 지켜봐야 한다. 화정동 아이파크 해체공사의 방향 설정을 다시하길 바란다.


송창영 광주대 방재안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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