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붕괴에 따른 아파트 안전은?

송창영 이사장

재단법인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재난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공존해 왔다.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재난이 발생하지 않았던 시대는 없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각국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각종 재난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기도 하고 재산과 생명을 잃기도 하였다. 그러나 인간은 재난을 극복하며 인류문명을 이룩하였으며, 재난을 극복하기 위하여 본능적으로 행동하였다. 비를 피하기 위하여 동굴에 들어가거나, 가뭄에 대처하기 위하여 우물파고, 병충해를 극복하기 위하여 약초를 섭취했다.

자연재난은 불가항력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어 인위적으로 완전히 근절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재난 발생의 사전 예측에 따른 예방·대비조치와 보호·방어시설물 구축 등 재난발생 시의 신속한 복구대책 수립으로 피해 확대 방지를 위한 노력을 함으로써 재해를 최소화하거나 막을 수 있다.

최근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인하여 세계적으로 많은 기상이변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강우가 집중되는 여름철의 경우 기상에 따른 강우환경에 민감하게 작용하며 과거에 비해 매우 불안정하게 발생하고 예측이 어려운 기상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또한 태풍이나 호우 등의 빈도와 규모가 과거에 비해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피해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하천유량이 계절이나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우기인 6~9월에 연강수량의 2/3가 집중된다. 이에 따라 홍수 피해를 방지하고 필요한 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댐이나 저수지 같은 인공 담수시설을 건설하여 홍수와 가뭄에 대처해왔다. 그러나 저수지는 주로 흙으로 건설되어 월류와 수분의 침투현상에 의한 붕괴에 취약점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업용 저수지는 17,505개소로 그중 52%‘45년도 이전에 건설되었고 15%50년경과(’46~‘61), 28%30년경과(’62~‘81)되었다. 건설 된지 30년 이내의 저수지는 고작 5%904개소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한 ’82년 이후부터 설계기준을 홍수량 200년 빈도를 적용하고 안전을 고려하여 20%가산 반영하였으나 ’82년 이전 까지는 저수지 설계기준을 홍수량 100년 빈도를 적용하였다. 이에 따라 최근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와 기상이변 등에 대처하기 위해선 보강 및 대책이 필요하다.

국내외 댐과 저수지 붕괴 사례를 살펴보면 20세기 들어 전 세계적으로 약 200건 이상 붕괴 사고가 발생하여 댐과 저수지 하류 지역에 막대한 재산피해와 약 11,000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총 47회 댐 및 저수지 붕괴 사례가 있고 2002년 태풍 루사로 인하여 22곳의 댐 및 저수지가 피해를 입었다. 올해에도 지난 412일 산대저수지가 노후화로 인한 누수로 제방 일부가 붕괴되면서 농경지 1.2ha, 주택과 상가 등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으며, 지난 75일 둑 높이기 공사 중이던 조산저수지가 집중호우로 인하여 붕괴사고가 발생하였다. 아직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지도 않았음에도 불과하고 벌써 올해에만 2차례 저수지가 붕괴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6~9월 집중되는 기상의 특성상 농업용수를 확보하고 홍수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저수지를 건설하였다. 이에 따라 저수지 하류부에 대부분 농경지가 많이 분포되어 있으나 산업화와 도시화 등 인류에 발전으로 많은 농경지를 개발하여 아파트나 기반시설 등이 축조되었다. 이는 기존의 저수지 붕괴 시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 자료에 따르면 춘천댐 붕괴 시 춘천시가 물바다로 초토화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12분이라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발표된바 있다.

최근 기상이변과 저수지 하류부의 도시화에 따른 저수지 붕괴 예방과 현실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체계적인 대비 및 대응을 위한 전문적인 재난안전 관리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