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화학물질 누출 사고 통한 안전의식 변화의 필요성 - 송창영

 

송 창 영 이사장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지난 12일 발생한 상주 염산 누출 사고와 지난해 927일 발생한 구미 불산 누출 사고 등 최근 유해화학물질과 관련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화학물질에 의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토양, 대기, 수질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며 이로 인해 사고 주변지역은 인간이 살기 힘든 환경으로 변하게 된다.

만약 사고지역이 아파트 단지와 같은 인구밀집지역에서 발생했다면 그 피해는 실로 상상할 수가 없을 것이다.

최근 두 사고를 살펴보면 충분히 피해를 줄이거나 대응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지자체, 산업체 간에 사고 발생 전후 예방, 대비, 대응, 복구에 걸쳐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피해규모가 커지고, 사건의 발생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처 대비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할 수 있다.

관계 기관별 문제점을 살펴보면, 사고발생 전에 중앙정부에서는 평상시와 비상시 정기점검과 행동요령 등에 관해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고, 지자체에서는 실제로 방제장비와 인력의 관리 및 화학물질과 시설물 관리를 적절히 수행하지 못했다.

또한 산업체에서는 회사의 이익을 위해 유지관리를 소홀히 하고 경미한 사건의 경우 회사의 이미지를 고려해 많은 사건들을 감춰 왔다.

사고 발생 후에는 기관별로 보고체계가 구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위기관에 늦게 보고돼 더 큰 피해를 유발하는 결과가 발생했다.

최근 이상기후로 인해 여름에는 가뭄과 폭염이 지속되고 강력한 태풍이 한반도에 오는 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겨울에는 폭설과 한파로 각종 시설물의 동파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재난은 이와 같이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인간이 만들어 놓은 시설, 물질, 조직 등 사회 환경 변화에 따른 피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구미 불산 사고의 경우 사람의 실수에 의해 발생했고, 상주 염산 누출사고의 경우 현재 동파나 압력변화에 의한 메인밸브 파손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사전에 이에 대한 점검이나 관리가 잘 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재난은 하나의 위험요소만으로 발생하기보다 여러 가지의 위험요소가 동시에 작용할 때 큰 재난으로 나타날 수 있다.

지난 11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는데 그 중에 현재 행정안전부는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안전관리 총괄부처 기능 강화를 위해 안전행정부로 개편한다고 한다. 하지만 5년마다 바뀌는 정부조직이 단순히 이름만 바뀌어서는 안 된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서 국가는 재난으로부터 국토를 보존하고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것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으며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재난의 발생원인(자연적, 인적, 사회적 등)을 명확히 규명하고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고를 예상해 그 유형별로 분류를 하고 위험분석, 취약성분석 등을 통해 위험의 우선순위를 결정해 예방, 대비, 대응, 복구의 전 과정에 걸쳐 재난관리를 수행해야 한다.

특히 유해화학물질 누출 사고와 같이 발생할 경우 그 피해가 크거나 발생 확률이 높은 위험은 우선적으로 조직적, 기술적 방안들을 모색해 단기·중장기별로 계획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

또한 국민들은 재난 발생에 관해 모든 책임을 국가에 미루지 말고 나와 가족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항상 주위 깊게 살피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만의 안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위험 물질이나 시설물이 주위에 있을 경우 관계기관에 즉각 신고하고 이에 대한 비상시 행동요령을 충분히 숙지해 사고 발생 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항상 안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습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