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9·11 테러 음모(2011)’, 마드리드(2004)와 런던 (2005)에서의 테러를 통해 공공건물에서의 취약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됐고 유럽정전(2006), 아일랜드에서의 화산재(2010), 한국에서 9·15정전사태(2011)를 통해 주요 기반시설에서의 공급과 운영 중단, 공공 안전의 문제, 감염병, 환경오염과 같은 신종 재난을 접하게 됐다.

9·15 정전사태의 경우 30만 가구가 넘는 세대가 피해를 입었고 신호등과 공단 등의 전기시설 가동이 멈췄다. 대구 중심가에서는 신호등 110여 개가 동시에 작동을 멈춰 교통대란이 있었고, 엘리베이터 안에 시민이 갇히고 일부 은행과 병원에서는 업무가 지연됐다.

예전에는 정전의 원인으로 사람들의 기술적 착오나 악천후를 들었으나 미래에는 사이버 테러, 테러음모 또는 이상기후가 네트워크 붕괴의 원인이 될 것이기 때문에 정전발생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문명의 이기가 발달돼 있고 생활이 안정된 선진국일수록 전기공급과 기술적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신뢰성 있게 구축돼 있어 그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재해가 발생했을 때 선진국에서의 취약성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취약성의 파라독스).

일상생활에서 전기로 운영되는 장비와 기기, 통제 시스템과 기반시설은 지속적인 전기 공급에 의존한다. 전기는 모든 삶의 영역에 근본적으로 관련돼 있기 때문에 넓은 지역 장기간 정전은 정보·통신 두절, 수돗물 사용중단, 교통수단의 이용중단, 주유중단 등 심각한 기능 및 공급 장애로 엄청난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공공안전에도 피해를 줄 것 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정전은 복잡한 상호작용들을 하는 일련의 종속 사건들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예방할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은 없다. 그러므로 발생되지 않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빠른 대응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 물론 넓은 면적에 장기간 정전이 발생할 확률은 거의 없을 수도 있지만 만약에 발생한다면 국가적 위기가 될 정도의 큰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분명하다. 몇 일도 되지 않아서 국민들 생활에 필요한 자원과 서비스는 더 이상 공급할 수 없게 되고 공공 안전 또한 위험에 처하게 된다. 국가는 더 이상 국민을 보호할 수 없게 돼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20119·15 정전사태를 통해 알 수 있었듯이 국내 전력 공급망은 하나로 연결돼 있어 전력소비량이 전체 공급량을 넘을 경우 전국 전력망이 마비될 수 있는 취약한 구조다.

앞으로도 몇 년간 발전량을 한꺼번에 늘리기가 어려우므로 전력공급이 중단되면 엄청난 국가적 위기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국가와 관계 기관이 정전의 모든 상황에 대한 대비가 완벽하게 돼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해도 정전자체를 통해 2차적인 재해로 파생되는 것까지 대비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Risk Management의 프로세스에 따라 위험의 식별로 예상되는 위험요소를 찾아내고 기존의 위험관리 통제방법을 평가하며 위험요소에 대한 취약성 분석과 영향성 분석 및 영향평가에 대해 객관적이고 정량화된 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그 결과를 토대로 재난발생시 업무의 연속성 확보에 대한 보호대책 및 대안이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되면서 우선순위가 설정될 것이며 위험으로부터 좀 더 안전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