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기술원 송창영 이사장님 백석역 사고 인터뷰입니다.

“제2 백석역 사고 겁나”… 불안한 1기 신도시
20~ 30년 전 온수관 내구성 떨어져, 개발 충격·지반 침하도 노후화 촉진
지난 4일 파열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고양시 일산 백석동의 온수관은 1991년 매설돼 예상수명이 10년 이상 남아 있었다. 전문가들은 내외부적 요인, 즉 과거 사용됐던 온수관의 내구성이 떨어지는 점과 대규모 도시 개발과 지반 침하 등에 따른 급격한 노후화를 사고 원인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20년 이상 된 노후 배관이 일산, 분당 등 1기 신도시뿐만 아니라 서울 등에도 산재해 있다는 점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5일 “온수관 파열사고는 설치된 지 20년 이상 지나며 노후화한 게 원인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1주일 동안 1998년 이전 설치한 온수관을 긴급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사고 당일 한파로 온수 사용량이 급증해 수압이 높아지면서 용접 부위 등 취약 지점이 터진 것으로 보고 있다.

송창영 한양대 방재안전공학과 교수는 “관의 접합·용접 부위는 부식이 잘돼 노후화가 빨리 올 수 있고, 주변에서 공사를 하면 충격을 받거나 지하수위가 떨어져 접합 부위가 틀어질 수도 있다”며 “지하 매설물 현황을 정보화 시스템으로 구축해 점검·교체 주기를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취약한 지반을 고려하지 않은 도시개발 탓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현장을 살펴본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신도시 난개발, 지하철역 지하수 사용으로 인해 지하수위가 낮아지면서 지반이 침하돼 관로 이음매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주변 도로 아스팔트에도 균열이 일어나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산과 경기도 부천시 중동, 군포시 산본, 안양시 평촌, 성남시 분당 등 1기 신도시에 90년대 초중반 설치된 온수관을 우선 점검키로 했다. 1기 신도시에는 20년 이상 된 온수관이 총 686㎞ 설치돼 있다. 국내 온수관(2164㎞)의 32%에 해당한다. 분당 지역은 90년대에 매설된 배관이 전체의 71.6%나 된다. 서울도 배관 77.5%가 90년대에 매설됐다. 난방공사는 내구성이 약한 관을 교체하는 작업을 신도시 일대에서 진행하고 있지만 온수 공급을 해야 하는 겨울철엔 공사가 불가능해 속도가 더디다.

난방 배관 사고는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2012~2016년 총 13건의 사고가 발생했는데 원인은 대부분 노후화 때문이었다. 난방공사 관계자는 “20~30년 전 온수관을 처음 매설할 때 사용한 강관은 최근에 쓰는 관보다 부식률이 높고 내구성이 떨어지는 자재여서 더 취약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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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민일보